분명히 밝히건대 천일기도 하려고 작정한 것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2013년 1월 3일 새벽 4시경부터 2016년 5월 24일 새벽까지 선교제일 교회 예배당에서 새벽기도 천 번을 드렸습니다.

3년 2개월 21일 만입니다. 공식적으로 새벽기도가 없는 토요일과 여행이나 부득이한 몇 날 외에 눈이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부나 매형, 누님, 큰형님, 장모님과 사별하던 날도 새벽기도 드렸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환희에 들떠 다음날인 5월 25일은 거의 온종일 내가 어쩌다 이렇게 우직하게 살게 됐을까?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될 수 없다고 믿는 유대교는 예수가 하나님인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을 핍박했습니다. 유대교인과 달리 나는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부모님이 부처를 숭배해 자연스레 불교모태신앙인으로 자라다보니 불교교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불교의 핵심사상은 인간은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된다는 겁니다. 우둔한 나도 깨달음 얻겠다며 허송세월 꽤나 했습니다.

우둔해서 끝내 깨닫지도 못했으면서 기독교인을 보면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짧으나 짧은 인생 누구나 하나님이 될 수 있거늘 숭배까지 해가며 피 같은 돈 바쳐가며 어리석게 산다고 조롱도 서슴없이 했습니다.

결혼을 했습니다. 하필이면 아내도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과 어울려 교회에 다녔습니다. 정신 차리라며 닦달 했습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 열심히 교회에 나갔습니다. 덕분에 딴 짓은 안하겠다 싶어 무관심하기로 했습니다.

16년 전에 예수의 핵심사상인 사랑이란 대체 뭘까? 생각하다가 ‘관심’ 이란 단어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무관심’은 미움보다도 더 나쁘구나 싶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 말씀에 관심을 갖자 ‘듣고도 듣지 못하고 보고도 보지 못한다.’ 라는 말씀이 폐부 깊숙이 파고들어 정곡을 찔렀습니다. 나야말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도 천 번의 새벽기도 후에야 밝히 보였으니 난 참으로 우둔한 인간입니다. 어쨌거나 내 생애 버킷리스트 1번은 ‘세상 졸업 날까지 새벽예배 드리자’ 가 됐습니다. 할렐루야!!

(먼저 몰렸던 천일기도 1부 2부는 삭제했습니다. 내용이 너무 허접스러운 것 같아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