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사모님, 그리고 선교제일교회 가족들 모두 안녕하시죠?

벌써 이곳에 온지 한 해가 지났네요. 기석이 기원이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새로 식구가 된 주혜도 잘 적응하고 있어요.

지난 1년은 낯선 미국 사회에서 생존을 목표로 긴장 속에서 지냈던것 같아요.

아무 연고가 없는 곳이라 남편이 출장오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출장 온다는 소식이 얼마나 반가운지.. 한국에서 이랬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버스타는 일부터 아이들 학교 보내는 일들이며, 여러 공과금 지불하는.. 이런

소소한 일들조차 너무 새롭게 배워가야 하는지라

낯설고.. 거의 자주 언어의 장벽을 절감하며 지냈던것 같아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기석이 기원이 첫 등교하던 날. 아이들의 낯설어 하는 눈빛을 보며 저도 학교에 가고.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받은 전화는 기석이가 스쿨버스를 놓쳐서 학교에 남았는데

곧 문닫을 시간이라는 것. 고속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으며 되지도 않는 영어로

여기저기 통화하고, 여러 사람들을 출동시켜 결국 집 앞에서 만났는데. 그때는 왜그리 겁먹었는지..

첫날 등교하자마자 스쿨버스를 놓친 기석이는 의외로 편안하더라구요. 엄마가 올 줄 알았다나..

얼마 전에는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아래집이 경찰서에 저희 집을 상대로 민원을 넣었더랍니다.

너무 시끄럽게 군다구요. 집안팎에서 달리고 점프한다는 민원 내용이 전달됬는데..

뛴적도 점프한적도 없어 억울하기도 하면서 미국 문화를 모르니 며칠을 맘만 졸였다지요..

미국은 아파트라 해도 목조 건물이라 걷는 소리조차 울려서

아래집에 어떤 사람이 사느냐에 따라 방음 문제로 마찰이 잦을 수도 있다는 걸

다시 경험했습니다.

여기저기 문의해본 결과

하나같이 아래집이 많이 예민하다는 것과, 1년 계약한 이상 별 수가 없겠구나 싶어

요즘은 아이들하고 서로 잔소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1층으로 이사하지 않은게 후회되네요.

이곳 시애틀은 미국에서도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이지만서도

미국은 미국인지라 얼마 전에는 근처에서 총기 사고도 있었습니다.

헬기가 뜨고 경찰차들이 동원되는 해프닝이 주말 아침에 있었는데도

영문을 모르니 기원이와 근처 공원에 산책을 나갔지요.

나중에서야 그 공원 근처에 도망해 자살한 사람을 수색했다는 사건 내용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긴장 속에서 적응하느라 1년이 간 거 같아요.

기석이 기원이는 이제는 제법 부족한 영어로도 자신있게 잘 지내고

학교생활도 즐기고 있습니다.

장애인이나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우르는 곳이라 아이들이 일찌감치

다양함을 존중해주며 사는 법을 배우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저는 대학 수업을 따라가랴 살림하고 아이들 숙제 봐주랴 바쁘게만 지내다가

새해에는 여유롭게 즐겨보기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갖을까 싶다는 생각에

여행도 하고 이런 저런 좋은 경험들을 해보기로.

또 학교 수업 역시 어려운 과목 쫓아가느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쉬운 과목부터 다시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방향을 수정하니

한결 가벼워지네요.

항상 영어가 문제였는데,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데 머 하는 생각으로 계속 마음을 비우고 있구요.^^

1년 적응하는 기간도 가졌겠다 이제는 더 많이 즐겨보자 맘먹고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니 연락드릴 여유도 교회 소식을 들을 여유도 없다가

이제 살만하다 여겨지는지 여유를 부려보네요.

오랫만에 홈피에 들어와 여러 소식도 읽고 목양이야기를 읽으며 한국을 그려봅니다.

시애틀은 여름이 참 아름답고 덥지도 않아 참 좋아요.

목사님 사모님과 여러 성도님들 환영합니다.

거실에 간이 침대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2014년 좋은 소식 가득한 선교제일교회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