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4일은 내가 선교제일교회에 출석해서 새벽예배 드린 날 수로 460번째 날이었다. 새벽예배는 내게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또 주고 있고 앞으로도 만들어 줄 것이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실은 더욱 특별히 기억될 엄청난 사연이 잉태된 날이었다.

나는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하는데 평소에 간절히 원하던 것이 있었다. 현재의 영업형태에서 벗어나서 신앙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바뀌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원하던 형태로 바뀔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고 그 소원이 이뤄지냐 마느냐하는 결정의 날이었던 것이다.

개인택시 면허는 지방자치단체 장이 일정한 자격심사를 해서 발급한다. 따라서 지방자치 규례에 따라 영업을 해야 한다. 그 규례 중에 3교대의 영업조건이 있다. 2일 근무하고 1일 휴무하는 제도는 서울을 비롯해서 많은 지방에서 대부분의 개인택시에 적용한다.

그러다보니 휴무는 자유지만 휴무일에는 영업 할 수 없다. 따라서 영업일에는 되도록 영업을 해야 한다.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하고부터 언제부턴가 주일에 영업해야 하는 날에는 휴무하는 일이 잦다. 낮 예배 후에 영업을 나가봐야 영업시간이 짧아서인 까닭이다.

옛날에 주로 야간에 영업을 하던 때에는 낮 예배드리고 점심 무렵에 근무를 나가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차피 낮 11시 넘어서 일을 시작해 새벽 2시 넘어 귀가했다. 아침 형으로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늦더라도 저녁 11시전에는 귀가해서 잠을 자야하는 것이다.

가정경제는 지속적으로 수입이 늘어나야 겨우 현상 유지라고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습관을 바꾼 이후로 지속적으로 수입이 감소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작년 말부터 올해 7월 초까지 불과 7개월 사이에는 매부, 큰 형님, 누님과 사별했다. 그야말로 경제력 최악의 2014년이다.

가슴이 저리고 쓰라렸지만 멍든 가슴을 부여잡고 잠시의 정신적 휴식도 없이 꾸역꾸역 운행을 나갔다. 뜻하지 않은 거금의 지출을 채우려고 눈시울이 젖어 뿌옇게 낀 안개 속을 달려야했다. 내 몰골이 마냥 처량하게 느껴졌다. 누님과의 사별은 처량함의 절정을 맛보게 했다.

빠듯한 경제상황을 바꾸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 올빼미가 되어야 할까 갈등이 깊어갔다.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새벽예배를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경제적인 것만 빼면 내 생애 최고의 날들이 지금의 삶인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견디기로 했고 견디며 살고 있다.

그러던 차에 희소식이 있었다. 휴무일을 다르게 하는 새로운 근무 조를 만들어 희망자들을 모집한다고 했다. 일명 “라”조다. 매주 일요일, 수요일에 휴무하고 금요일도 격주로 휴무한다. 오매불망 바라던 것이었다. 당연히 광고를 보자마자 얼씨구나 하며 잽싸게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자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3,000명만 모집한다고 했다. 그런데 4,756명이 신청을 했다. 어쩔 수 없이 1,756명이 탈락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그 추첨 하는 날이 바로 서두에 밝힌 460번째 새벽예배 드린 날이었다. 이 어찌 매우 특별한 날이 아니겠는가?

                                                                                           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