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칼빈 탄생 500주년이다. 장로교 측에서는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칼빈은 그의 신학을 학문으로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제네바 시에 적용하여 성경적인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실현 가능한 도시로 개혁하고자 하였다.

연변과기대가 위치하고 있는 연길시 동쪽에 도문시가 인접해있다. 연길에서 도문 시내까지 고속도로를 통해 차량으로 약 30분쯤 걸리는 거리인데 북한과 접경하고 있고 러시아 국경이 지척에 있는 인구 20만 정도 되는 소도시이다. 여름철에 백두산 관광을 하기위해 오는 한국 관광객들이 북한 변방을 둘러보면서 중국과 북한을 잇는 다리 중간까지 가서 빨간 페인트로 그어놓은 선을 살짝 건너가 사진 찍고 와서 북한에 다녀왔다고 자랑을 하는 도시이다. 그러나 도문 시는 다른 연변 지역과 마찬가지로 농촌 인구, 특히 조선족과 젊은 연령층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부모들이 한국이나 중국 남방으로 돈 벌러 간 결손 가정이 많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북한과 접경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그 도문시에서 우리 학교에 이른바 도문 시정연구원을 설립해서 도문시의 정책과 도시 계획에 대해 연구해서 자문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현재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양측에서 구두로 동의한 상태이다. 건축과의 한 교수(박세영 교수)가 그 도문 시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면서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요청을 받고 우리 학교 여러 학부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면서 구상하였는데, 도문 시를 ‘생태 도시’라는 컨셉으로 이 도시에 있는 습지를 보존하면서도 관광 코스로 개발하여 지역 주민들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과 쓰레기 처리 등의 보건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서 도문 시청에 가 도문 시장과 각 국장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도문 시는 지역적으로는 중국의 동북지방 끝에 있는 변방 중에서도 변방이고 재정적으로도 연길 시의 10% 정도밖에는 안 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중국, 러시아, 한국, 북한 그리고 몽골까지 아우를 수 있는 동북아 중심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도시 공무원들과 손잡고 도문 시를 정치 분야를 제외한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과학 등 각 분야가 조화와 균형을 이룬 이상적인 모델 도시로 만든다면 동북아 협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칼빈이 유럽에서 제네바를 통해 이루려던 비전을 500년이 지나서 동북아 중심지 도문에서 현대판 제네바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