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에게”
봄의 한복판에서 이 편지를 쓰네.
그 동안 잘 지내고 있는가?
철쭉이 만개 한 지금 꽃처럼 우리의 마음도 웃었으면 ―
박형 --
우리는 지금 육십을 바라다보고 있네!
세월은 한순간 우리를 노인의 초입에 데려다 놓았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살아온 날 보다 남은 시간이 작을 것 같아
박형 그것 느끼는가?
늙음의 고난은 정지시킬 수도 돌이킬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을
늙음과 함께 친구처럼 병마가 찾아오고 모든 기력은 떨어지고
고난은 아내처럼 옆에 와 있지 않는가?
박형 ---
내가 사십대 중반에 친한 고향친구가 한밤중에 전화를 해서
심목사 우리 이렇게 끝나는 거냐고 묻는 소리를 들었네!
이 친구가 늙음에 당황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 ―
박형 ―
늙음과 함께 모든 것이 떠나가 버리는데
자네는 마지막 까지 손을 잡아 줄 영원한 동반자가 있는가?
우리의 손을 절대로 놓지 않고 붙들고 갈 그분이 있는가?
죽음의 강을 건널 때에도 우리를 엎고 갈 그분이 있는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부를 이름은 있는가?
박형 --
그분을 자네에게 소개하려고 하네.
자네는 참좋은 사람이라 그분도 좋아 할 걸세
자네는 착한 사람이라 그분도 자네를 만나고 싶어 할것일세
그분이 자네에게 모든 소망이 될 것일세.
박형 --
사람은 만남이 중요하다고 배웠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그분을 만나는 것일세.
자네도 그분을 만나면 나처럼 좋아 할걸
그래서 5월 24일에 그 만남을 위하여 시간을 비워두게나
늙어가는 봄에 식사나 같이 했으면 하네 ―
좋아 하는 사람 심대복